1조 규모 인수금융 부담…HK이노엔, IPO 서두르나

입력 2020-03-16 15:04   수정 2020-03-16 16:29

한국콜마의 비상장 신약개발·기능성 음료 제조 손자회사인 HK이노엔(에이치케이이노엔·옛 CJ헬스케어)의 재무안정성 지표가 뒷걸음질치고 있다. 한국콜마가 2018년 경영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피인수회사인 HK이노엔이 안게 된 약 1조원의 인수금융 부담 탓이다.

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및 컨디션, 헛개수 음료의 제조·판매사인 HK이노엔의 개별재무제표 기준에 따르면 회사 부채비율은 작년 9월 말까지 최근 2년 동안 100%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. CJ그룹에 속해 있던 2017년 말 부채비율은 41%였으나 작년 9월 말엔 137%로 뛰었다. 총차입금도 같은 기간 600억원에서 2219억원으로 불어났다.

신용평가사들은 HK이노엔이 모회사인 CKM(씨케이엠)에 과도하게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재무지표가 나빠지고 있다고 평가했다. 연간 5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HK이노엔은 작년 3월 1006억원을 배당했다. 2018년 순이익(474억원)의 두 배를 웃돈다.

CKM은 한국콜마가 2018년 4월 HK이노엔 지분 100%를 1조3100억원에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(SPC)다. 인수 당시 한국콜마는 CKM에 3600억원만 출자(지분율 50.7%)했다. 나머지 인수비용은 CKM이 재무적 투자자(FI·지분율 49.3%)를 상대로 3500억원어치 상환전환우선주(RCPS)를 발행하고, 6400억원어치 금융권 대출을 받아 충당했다. 서류상 회사인 CKM의 빚은 모두 HK이노엔이 갚아야 할 몫이다.

유준기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“궁극적으로 HK이노엔의 현금 흐름으로 CKM의 차입금을 갚는 구조”라며 “수액제 생산라인 증설 등 투자 비용까지 감안할 때 HK이노엔의 재무안정성은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”고 평가했다.

한국콜마는 HK이노엔의 기업공개(IPO)를 통해 빚 부담을 덜어낸다는 계획이다. 지난달 24일에는 CKM과 HK이노엔을 오는 4월 1일자로 합병하겠다고 발표했다. 합병회사 상장을 위한 사전 절차다. 한국콜마는 IPO 때 신주 발행으로 합병회사가 얻는 현금 중 50% 이상을 대출금(작년 9월 말 현재 잔액 5910억원) 조기 상환에 쓰기로 대주단과 약속했다. 회사 관계자는 “IPO 관련 일정 및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”고 밝혔다.

이태호 기자 thlee@hankyung.com


관련뉴스

    top
    • 마이핀
    • 와우캐시
    • 고객센터
    • 페이스 북
    • 유튜브
    • 카카오페이지

    마이핀

    와우캐시

   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
   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
    캐시충전
    서비스 상품
    월정액 서비스
   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
    GOLD PLUS 골드서비스 + VOD 주식강좌
   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+ 녹화방송 + 회원전용게시판
    +SMS증권정보 + 골드플러스 서비스

    고객센터

    강연회·행사 더보기

   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.

    이벤트

   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.

    공지사항 더보기

    open
    핀(구독)!